본문 바로가기

Music

James Blake and the Pursuit of Happiness (2)

원문: http://pitchfork.com/features/interview/9889-james-blake-and-the-pursuit-of-happiness/

제임스의 신보 The Colour in Anything의 발매에 맞춰 피치포크에 올라왔던 인터뷰를 한국어로 옮겨보았습니다. 

- 기타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는 링크를 따로 걸어두었습니다. 이 부분은 보라색으로 표시해두었어요.

- 좀 더 설명이 필요하다 싶은 곳에는 각주를 달아두었습니다.

- 내용이 꽤 긴 관계로 포스트 두 개로 나누었습니다^_ㅜ 이곳에서 이어지는 포스트입니다. 


전 앨범들과 비교했을 때, The Colour in Anything은 어떤 앨범이라고 생각하나요?

보다 광범위하고요, 많은 변화와 성장, 그리고 많은 자기 발전과 성찰의 부산물이에요. 저의 인간 관계가 그런 류의 변화들에 촉매 작용을 했어요. 과거 몇 년 간 함께 했던 사람[각주:1]이 저를 향해 거울을 눈이 부시게 들어보였어요. 그러니까 제 말은, 저는 외동으로 자라다가 21살 때 유명해졌는데 petri dish(세균을 배양할 때 쓰는 접시) 안에 담겨져, 발전하는 모습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지금은 공감 능력을 더욱 확실하게 가지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만 같아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해진 건가요?

제 생각엔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의 상당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평범한 것들이에요. 왜냐면 그 사람들은 형제자매와 함께 자랐거나, 아주 적극적으로 사회 생활을 해왔으니까요. 하지만 전 뮤지션과 아티스트들은 유난히도 평범한 성장 과정과 거리가 멀어지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뭔가 지킬만한 또는 갈구할 만한 것이 있다는 걸 깨달았고, 그건 제 자신을 돌보는 것이었어요. 장기적으로 봤을 땐 정말 대단했지만, 고통스러웠죠.


이번 앨범은 이전작보다 더 광범위한데요, 당신이 연주하는 스타일의 다양성과 러닝 타임 모두에서요. 이번에는 더욱 대담한(ambitious)한 앨범을 만들겠다고 마음 먹은 건가요?

아뇨, 기묘했어요. 체계적이지 않은 삶을 살다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회의감을 금방 갖게 돼요. 자신을 바쁘거나 활동적인 상태로 유지하는 바로 그런 메커니즘을 배우지 못하고, 다소 비생산적인 습관에 빠지죠. 저는 음악을 만들고 있었지만, 이리 저리 (작업을) 미루며, 기본적으로 평범하게 살려고 시도했었어요. 저는 더 자유롭게 생각할 필요가 있어서(I needed to improve my headspace), 정신적으로 발전하는데 한 해를 보냈어요. 그렇게 해서 이번 앨범에서 다수의 잘 된 곡들을 쓸 수 있었어요.


당신은 이번 작업에서 콜라보레이션에 대해 더 열린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도 말하고 있네요

- 레코딩 중,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일하기 시작하지 않는다면 이번 앨범 작업을 끝내지 못할 거란 느낌이 들었어요. 노트북으로 음악을 만드는 건 사교적인 면에서 가장 고무적인 프로세스는 아니잖아요. 조심하지 않으면 정말 구덩이에(sinkhole)빠질 수 있어요. 그래서 전 “아 됐고, 다른 엔지니어들과 시간을 보내야겠다” 라고 생각했어요. Frank(Ocean)와 작업하면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는데, 그는 이번 앨범에 가장 큰 영감을 준 사람이에요. Frank의 작업 방식, 작곡하는 방법, 장점, Frank라는 사람 자체요. 우리는 정말 좋은 친구가 되었죠.

  전에 Frank의 곡을 만들 때, 그와 같이 만들던 곡에서 딱히 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코드 전개가 있었는데,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제가 그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프로듀서가 같이 작업실에 있었는데, 그가 말하길 “아니, 내 생각엔 그 코드 괜찮은데” 라더라구요. 전 “아뇨, 아뇨”라고 했죠. 그러자 그는 “이건 Frank의 음악이잖아요”라고 강조했어요. 그건 바로 제가 몇 년 간 혼자서 작업하면서는 배울 수 없었던 것이었죠. 프로듀싱의 첫번째 교훈이란, 놓을 줄 알아야한다는 것이었어요. 결국엔 Frank의 비전(vision)만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었어요. 상황이 바뀌어서, Frank가 제 음악에 어떤 특정한 견해를 갖고 있다면, 한 번 생각해볼 수는 있겠지만, 제 직감과도 관련된 것이잖아요. 그러나 그런 깨달음은 제 프로젝트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어요.


하지만 당신은 동시에 Frank Ocean의 앨범이 기다릴만하다고 말하네요, 그렇죠?

, 제가 아는 한에서는요. 바뀔지도 모르지만요. 그가 뭔가를 이뤄낼 거예요, 진짜로요.  



음악적인 측면에서, 이번 앨범에서 어떤 식으로 변화를 주려 했나요?

피아노 앞에 앉아서 노래를 더 많이 부르며 연구했었어요. Justin Vernon과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는 훌륭한 프로듀서죠. - 많은 사람들은 그에 대해 잘 모를지 몰라도요.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사람이고요. 사실은 Rick(Rubin)과 매우 비슷해요.Justin은 놀라울 정도로 따뜻한 사람이에요. 우리는 정말 좋은 친구죠. 처음 만났을 때, 마치 길 양쪽 끝 어딘가에 서로 떨어져있다가 다시 만난 느낌이었어요. 진짜 이상한 느낌이었죠. 스튜디오에서 Justin은 “오, 저 곡에서 이런 코드가 마음에 들어” 같은 말을 해주고 제게 자신감을 심어줘요. 다른 사람과 함께 마이크 앞에 서서 녹음을 하는 것도 새로웠어요. 이전에는 그렇게 할 만한 환경은 없었거든요.  


전에 한 번 Kanye와의 작업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에는 빠져있네요. 진행되지 못했던 건가요?

뭔가 하려고는 했었어요. 어떤 연유로 결과물이 나오지 못했는지 설명하기가 참 어렵네요. “Timeless”라는 곡에 Kanye가 참여하길 원했는데, verse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못했어요. 그의 인생을 큰 사건이 휩쓸고 지나가서(a huge swath of things happened), 제가 그냥 한 발 물러난 거라고 생각해요. 결과적으로는 앨범의 분위기가 바뀌었기에, 앨범에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지만요. 하지만 저는 사람들의 관심을 사려고 Kanye와 작업했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에요. 정말로 Kanye가 제 앨범 작업에 참여하길 원했어요.


실제로 만났었나요?

, 우스운 경험이었어요, 왜냐면 (그가 살고 있는) 그런 환경에 익숙하지 않았거든요. 그가 “Hidden Hills에서 만납시다”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거기에 가 본 적이 없었어요. - 대문도 있고 모든 것들이 갖춰진, 거의 셀럽들의 별장 같은 거예요. 제 인생에서 가장 정신없이 운전했던 경험 중 하나였네요. [GPS] “Hidden Hills”라고 입력했었는데 무슨 농장 한 가운데에 도착했던 거예요. 그리고 지각도 하고 그닥 믿음직스럽지 못했던 미국 사람들과의 경험이 떠올라서, 저는 “아, 만약 Kanye가 늦는다면, 내가 늦을 일은 없겠지(it's not going to happen)” 하고 생각했죠.  


그리고 당신이 늦었군요?

두 시간이나 늦었어요. 도착하고 나서 “정말로 죄송합니다”라고 했죠.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하지만 Kanye는 정말 개의치 않더라구요. 진짜 친절했어요(lovely) 그러니까, 말하자면, 사교적으로는 좋은 결과였어요. 음악으로는 나오지 못했지만요. 그래도 괜찮았어요.  



당신은 멜랑콜리한 음악을 만드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죠. 이번에는 그런 평에서 벗어나려고 했었나요?

제가 과거에 했던 음악들을 들어봤는데 딱히 제가 행복한 사람으로 들리진 않더라구요. 과거의 그 시간 내내 제가 꽤나 불행한 사람이었다는 것, 그리고 저와 가까운 사람들이 그걸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제가 그 어떤 것도 즐기지 못했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고, 제 커리어 초반 4년 간의 시간 동안은 - 그 시간의 상당 부분은 즐기려고 했었다고, 선명한 색감으로 회상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몇몇 부분은 회색으로 빛바랬어요. 저는 (음악을 만들 때에는) 제가 행복하든 슬프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죠. 세심한 감성 그리고 세상에 대한 반응이 중요한 거예요. 전 단순히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불안감과 우울의 끝나지 않는 순환 속에서 머무는 아티스트 중 하나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삶을 살아가는 치명적인 방법이었네요.

전적으로요. 처음에 발매했던 두 앨범에서, 제가 아주 자랑스러워했던 음악들을 생각하는 것만큼, 전 더이상 머물고 싶지 않은 공간들도 보았어요. 이렇게 앉아서 진정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요. 모두 색채를 띄고 있어요.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 제가 알게된 건, 사람들은 당신이 유명해졌다고 생각하면 당신이 어떤지에 대해서 질문하기를 멈춘다는 거예요. “당신 커리어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죠?” 하는 게 아닌, 진정으로 깊이있게 당신이 어떤 상태인지, 그러니까 “당신 괜찮아요?”라고 묻는 걸 멈춰요. 왜냐면 그 사람들은 당신이 괜찮을 거라고 가정하니까요. 그리고 주말에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는 걸 멈춰요. 그래서 당신이 정말로 신경쓰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기억하게 하려면 조금의 수고가 필요해요. 제가 Brian Eno의 집에 차를 마시러 방문했다는 게 당신이 금요일 밤 클럽을 갔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이유가 되지는 않아요.


저는 덥스텝 타입의 사람은 아니지만...

- 저도 그렇지 않아요


그렇지만 그런 느낌의 음악을 만든다는 건 더 한 불행(doom)과 우울감과 맞는다고 생각하나요?

그럼요. 제가 그런 음악들을 만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오, 이런 음악엔 정말 춤을 출 수가 없잖아. 멜로디도 하나 없고” 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걸 들었는데, 굉장히 재밌었어요. 동시에 저는 “무슨 말이야?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모든 걸 가장 완벽하게 표현해낸 건데” 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제는 왜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해요. 이제 좀 알 것 같네요.  


  1. 1) 제임스의 옛 연인이었던 Warpaint의 Theresa Williams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_ㅜ [본문으로]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년 상반기 결산 - albums  (0) 2016.07.12
2016년 상반기 결산 - tracks  (0) 2016.07.03
James Blake and the Pursuit of Happiness(1)  (0) 2016.06.10
"Only Lovers Left Alive" and Jozef van Wissem  (0) 2014.01.17
2013 Tracks of the Year  (0) 2013.12.07